그러나 시장환경 변화에 맞추어 시의적절하게 기업사명을 재정의하는 데 실패한 기업은 시장성과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세계 필름 시장에서 독점적인 시장지배력을 가졌던 Kodak은 이러한 시장변화에 맞춘 기업변신에 실패해 결국 파산을 맞게 되었다. Kodak은 1970년대 들어 Fuji Film 등의 후발업체들에게 시장을 잠식당함에 따라 사업다각화를 추구하였다. Kodak은 컴퓨터, 복사기사업, 제약사업에 뛰어들었을 뿐 아니라 마룻바닥 청소제 같은 가정용 화학제품 분야에도 진출했으나, 결과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1990년대 들어 Kodak은 제약사업, 가정용 화학제품사업에서 철수하고 주력업종에 집중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Kodak은 사진사업으로부터 영상사업으로 기업사명을 재정의하고, 전자출판, 현상, 컬러 이미징, 디스털 스캐닝시스템 등과 같은 디지털 영상 기술과 제품의 개발에 사업의 초점을 맞추었다. Kodak은 제품중심으로 좁게 사업영역을 정의했던 것으로부터 고객욕구중심으로 보다 넓게 사업영역을 정의하는 것으로 뒤늦게 기업사명을 전환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Kodak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시장이 Kodak의 전통적 우위의 현상(필름) 기반의 카메라로부터 디지털 기반의 카메라로 이전됨에 따라 2012년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말았다.
1.2 기업목표의 결정
흔히 기업은 너무 추상적이거나 광범위하게 기업목표를 정의함으로써 마케팅전략수립의 방향을 제시하지 못할 수 있다. 가령, 삼성그룹의 질 위주의 경영이나 LG그룹의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라는 기업사명(혹은 경영이념)은 매우 추상적이다. 그러므로 기업사명은 이의 실현을 위해 보다 구체적인 기업목표로 전환되어야 한다.
1980년대 초 GE의 회장으로 취임했던 Welch는 첨단기술과 서비스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기업이 되는 것을 새로운 기업사명으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기업사명은 여러 기업목표들(가령, 새로운 사업의 인수, 기존사업의 처분, 그리고 재무목표)을 정의하는 데 지침이 된다. GE는 새로운 기업사명을 토대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세계 1위 혹은 2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사업만 존속시키기로 결정했으며, 전통적인 주력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미래유망분야인 첨단기술산업과 고부가가치사업인 서비스산업의 비중을 크게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전반적인 기업목표를 설정하였다. GE는 기업사명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기업목표를 설정하였다.
* 핵심사업과 첨단기술, 서비스분야(가령, 의료 이미징, 공장자동화)에서 1 · 2위가 되는 것
* 인수와 매각을 통해 사업믹스를 변경함으로써 1990년대 초반까지 수익의 80%를 첨단기술과 서비스분야에서 발생시킬 것
* 각 사업의 수익성장률을 최소 10% 이상 유지할 것
* 각 사업으로부터 15% 투자수익률을 달성할 것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제프리 이멜트가 GE회장을 맡으면서 환경에서 미래성장의 열쇠를 찾았다. 그는 향후 100년 중심에 환경경영이 있다고 전제하고, 이를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으로 명명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GE의 기업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GE는 환경에 관련된 연구개발(R&D) 투자규모를 확대하고 에코매지네이션 관련 제품과 서비스 매출을 증대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잉 787기의 친황경/고효율 항공기 엔진, 세계 첫 하이브리드 기관차,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발광 다이오드(LED) 조명 등이 대표적 에코매지네이션 제품이다.
바람직한 기업목표는 다음과 같은기준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수행되어야 할 여러 가지 기업목표들을 추상적인 것에서부터 구체적인 것에 이르기까지(혹은 중요도에 따라) 계층적으로 서술되어야 한다.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장기적 기업비전을 세운 삼성전자는 글로벌 넘버1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반적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전반적 목표를 기반으로 각 제품별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했는데, 세계 1위인 TV, 반도체, LCD모니터 등은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스마트폰은 Apple을 추월할 수 있도록 하고, 컴퓨터와 가전사업부도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둘째, 기업목표는 가능한 한 계량적으로 서술되어야 한다. 계층적 구조 속의 상위에 위치한 기업목표들은 계량화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가능한 한 측정 가능하도록 기업목표가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령 "시장점유율의 증가"라는 기업목표보다는 "2년 내로 시장점유율을 20% 증대시킨다"라는 기업목표가 보다 구체적인 양적 목표로 서술된 점에서 더 바람직하다. 2004년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컴퍼니로 도약하기로 결정하고 '비전 2015'를 선언했는데, 비전 2015에서는 2015년까지 메가브랜드 10개를 육성하여 세계 10대 화장품 회사로 도약하고 매출 5조 원과 7%에 불과했던 해외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셋째, 기업목표는 실현가능한 것이어야 한다.기업목표는 시장기회와 자사의 경쟁적 강 · 약점 등을 토대로 한 객관적 분석에 의해 설정되어야 하며 단순히 경영자의 바람을 반영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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