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기업사명과 사업영역의 정의
사람들은 각자 미래에 성취하고자 하는 인생목표를 가진다. 인간은 스스로를 성찰하여 자신에 대한 강 · 약점을 파악하고 주어진 기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적절한 판단을 함으로써, 인생목표를 설정한다. 사람들이 인생목표를 설정하듯이 기업도 자신에 대한 장래설계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기업의 장래설계를 기술해 놓은 것을 기업사명이라고 한다.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명확한 기업사명을 갖지만, 기업의 성장을 통해 새로운 사업이나 제품이 추가됨에 따라 기업사명이 점차 불명확하게 된다. 또는 기업사명이 명확하더라도 새로이 변화된 마케팅환경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1세기 들어서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기로 결정하고 60년 가까이 사용해오던 '태평양'이라는 기업명을 아모레퍼시픽으로 바꾸고 영문사명도 AMOREPACIFIC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고객의 미와 건강을 위해 토탈케어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새로운 기업비전을 설정했다.
마케터는 항상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기업사명이 이들을 명확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 우리 회사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가?
* 우리 고객은 누구인가?
* 우리 사업이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
* 우리 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 우리 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인가?
바람직 기업사명은 다음과 같은 특성들을 갖추고 있다.
첫째, 기업사명은 명확한 가치를 제공해야 하며 모든 것을 나열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즉 기업사명은 종업원들이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들이 전체적으로 기업목표와 조화되도록 이끌어 주는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가령, "우리 기업은 세계시장을 상대로 최고품질의 제품을 최저의 가격과 최선의 서비스로 판매함으로써 초우량기업이 되기를 원한다"라는 기업사명을 그럴 듯해 보이지만 종업원들의 경영활동을 위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
둘째, 기업사명은 기업이 활동한 사업영역을 명시해야 한다. 기업은 기업사명 속에 자신이 진출한 산업들의 범위와 각 산업 내에서 자사의 사업이 공략해야 할 시장이 범위를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하버드대학의 마케팅교수인 Theoredore Levitt는 사업을 제품에 의해 정의하는 것보다는 시장(혹은 고객욕구)에 의해 정의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즉, 제품의 수명은 짧지만 고객욕구는 영원히 지속되므로, 시장지향적으로 사업을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KT는 "전화사업에 종사한다"고 사업영역을 정의하는 것보다는 '텔레커뮤니케이션사업에 종사한다"고 정의하는 것이 낫다. 왜냐하면 고객들은 전화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을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전화보다 커뮤니케이션 욕구를 더 잘 충족시키는 새로운 제품이 출현하면 고객들은 즉각적으로 그 제품으로 전환 대체할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고객욕구를 중심으로 사업을 정의하는 것이 새로운 시장기회를 포착하는 데 있어 보다 바람직하다.
영국 Virgin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고객지향적으로 사업을 정의하고 있는데, 그는 "Virgin은 즐거움을 파는 회사다. 전 세계 사업자들이 즐거움을 파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우리를 찾아온다. 우리는 고객에게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컨셉을 가진 Virgin 브랜드를 여러 사업자들에게 빌려주는 브랜드 벤처캐피털 업체"라고 강조한다. 브랜슨은 Virgin 브랜드를 기반으로 사업확장을 계속하고 있는데, 사업다각화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제휴 파트너가 제품과 자본을 대고 Virgin은 브랜드를 제공한다. 그 대가로 50% 이상 지분을 확보한다. Virgin그룹은 항공 · 철도 · 호텔 · 영화관 · 콜라 · 화장품 · 휴대폰 · 피임기고 · 금융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 진출하고 있는데, 사업들 간에 연관성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즐거움을 판매하는 사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셋째, 기업사명은 종업원들의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어야 한다. 기업사명은 종업원들이 수행하는 일이 의의있고 다른 사람들의 삶에 공헌하는 것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 단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기업사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예컨대, 농심이 자사의 사명을 "더 많은 라면을 파는 것"이나 "라면시장에서 선도기업이 되는 것" 등으로 표현한다면 종업원들의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 매출이나 이익 등은 고객들과 사회에 유익한 어떤 일을 수행한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어야 한다.
넷째, 기업사명은 기업장래에 대한 비전을 제공해야 한다. 마케팅환경의 변화로 인해 과거의 기업사명이 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데 공헌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사명은 새로운 기업비전이 포함되도록 재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사명은 수시로 변경되어서는 안 되지만 그것이 신뢰성을 잃거나 전략수립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 재정의된 기업사명문은 인수하거나 처분해야 할 사업의 결정과 신제품의 개발을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가령, 디지털시계, 계산기, 화재경보기 등과 같은 여러 사람으로 확대했던 Gillette사는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면도용품, 화장품 시장에 전념하기로 사업을 재정의하였다. 그리고 글로벌 가전기업 Philips는 노령화 등 시장변화에 맞추어 기존의 가전기업 중심의 사업형태에서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건강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의료기기 사업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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